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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와 삶
  작성자 : 관리자 이메일 :    조회수 : 294  

전통미술공예학과 섬유전공 10학번 임서윤

저는 2015년 부여에 조그마나한 작업공간을 만들었습니다.

2014년 학교를 졸업할 시기 가 다가오자 앞으로의 진로의 관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게는 취업과 작업, 두 방향이 있었습니다. 취업의 진로로는 평소 디자인에 관심이 많
아 여러 재단의 디자인 관련 부서나 리빙디자인 관련 회사를 고려해 보기도 했습니다.
작업장을 만들어 작업하는 것은 너무 행복한 일이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으면 유지하지
못할 것이 두려웠고 취업을 한다면 다달이 들어오는 고정급여로 어찌 보면 일도 일이지
만 편할 수 있겠다는 점이 장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입학 전 서울패션센터에서 이미 취업해 일을 해 본 결과 취업 역시 쉽지 않
을 길이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공동의 목표로 나아가는 것도 의미 있지만 저 스
스로는 혼자 작업해 보는 것도 이 시기 아니면 힘들 것 같았고 제일 먼저 무엇을 만드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학교생활을 하며 항상 마음에 두고 있던 우리나라 생활환경에 접목할 수 있는 공예의 실
용성과 기능성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점을 기본으로 작업하며 앞으로는 우리들
이 전통과 공예를 더 중요시하고 가치가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
는 전통섬유를 전공하며 배운 제작 기법을 이용해 현대 공간에 적합한 작업을 하고자 마
음먹었습니다. 그 중에 깔개 류(카펫 및 러그)디자인과 제작을 더 중점적으로 할 계획입
니다.


 작업을 계속 하려고 생각하니 거기에 따르는 문제점이 많이 따라와 막상 시작하기 두려
웠습니다. 본가는 경기도인데 부여에 작업장을 만드는 것이 옳을까 학교생활을 몇 년 했
지만 부여는 그래도 타지였기에 부모님께서도 혼자 부여에 거주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저는 어찌 보면 서울, 경기 지방에서 학교 입학 전 계속 살았기 때문에
타 지역에 대한 관심이나 정보가 많이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명절 때 가는 흔히 시골집
이라도 부르는 곳 역시 경기도 오이도라 사실 아래 지방까지 내려온 경험이 별로 없었습
니다.
학교 덕택에 내려온 도시 부여는 저한테는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디를 가도 항상 사
람이 많아 활기찬 도시와는 다르게 한적하면서도 조용한 도시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
고 나름의 소소한 재미를 찾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 작업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여라는 역사적인 문화유산도 많고 매력적인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것들을 더 해보고 싶었습니다.
전통 섬유 공예는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어찌 보면 거의 모든 집에서 이루어진 필수
였습니다. 이러한 것이 산업화라는 명목아래 어찌 보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 중 하나
가 전통섬유 공예라고 느껴졌습니다. 하물며 부여 주변만 해도 한산의 모시, 청양의 춘
포 등 유명하지만 고령화되어 있고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우수했던 우리의 기술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리하여 작업장을 만들 생각을 하고 진행 중 부여군상권화재단에서 시장 활성화 정책
중 하나로 청년들이 부여에 정착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말을 듣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타지인이 지역 내에서 홀로서기를 한다니 어여쁘게 봐주셔서 여러 가지 도움
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업공간을 알아보다 약 20년간 쓰이지 않아 폐허가 된 곳을 발견했습니
다. 비록 낡고 매우 허름했지만 그 곳은 예전에는 부여의 명동이라 불릴 정도로 활발한
왕래가 이루어졌던 포목거리였다고 했습니다. 그곳을 선택하는 것이 무모할 수도 있지
만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제 작업 역시 큰 틀에서는 포목과 연결되어 있고 여러 짜
임을 응용한 홈 패브릭관련 작업을 하자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그 곳으로 제 작업장 자리
로 정했습니다.
막상 작업장 위치를 잡아도 시작이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이 다가왔습니다. 무너져가는 건
물과 수리비, 주거 문제 등이 있었습니다. 폐허 건물을 거의 철거하여 뿌리만 나두고 새
로 짓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을 신청하여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 작업의 필요한 작업 도구들과 컨설팅을 받
으며 작업공간을 하나하나 채워나갔습니다. 또 여러 공예 관련 수업도 들으며 제가 처음
하고 싶었던 것을 더 명확하게 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였습니다.
2015년이 작업을 위한 공간과 도구 장만과 앞으로를 위한 스스로의 교육과 샘플제작 시
간이었다면 2016년은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 제가 만든 것을 보여줄 계획입니다. 저
의 작업은 철저한 수작업으로 획일화된 공산품과는 다른 것을 보여주고 전통방식의 우

수함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라는 알지만 처음 마음 먹은대로 흔들리
지 않고 하려고 합니다.


 학교라는 큰 틀에서 나와 혼자 만들어 나간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같이 작업
하던 친구들도 없고 항상 어려움이 있었을 때 물어보던 교수님, 선배들이 없다는 것도 크
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작업 공간 공사도 진행해 보고 공간을 꾸미는 것부터 작업도구
를 마련하는 것 등 혼자 결정하는 것 역시 너무 재밌고 성취감이 있었습니다. 작업공간을
꾸미고 작업 방향을 생각하면서 배치하였습니다. 저는 무언가 제가 만든 것들이 여러 사
람들에게 쓰인다는 게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라 그걸 항상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를 다니고 나온 우리들은 공예의 대한 생각이 일
반 사람들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공예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저
에게는 고도의 기술과 경력 그리고 우수함을 의미한다면 일반사람에게는 무언가 고루한
옛 것을 떠올리거나 고루하거나 박물관에 있는 물건 또는 취미활동 그 이상 이하도 아니
게 받아드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부분을 재학 시절 배운 이론과 실습을 기본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면 작게는 공예의 의미와 크게는 전통의 의미까지 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공
예는 우리 삶의 깊숙이 들어와 있는 한 부분이며 작게 보면 현대의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환경오염이나 유해물 등 크게 보면 사회문제 전반이 공예로 치유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
다. 좋은 천연의 재료로 사람의 손으로 정성들여 만드는 것이야말로 현재 우리에게 결핍
된 정직한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아직은 앞으로의 일이 더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는 행복감으로 평생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성취감으로 처음 선택했을 때의 마음가짐
으로 열심히 노력하려 합니다. 많은 재학생, 졸업생 여러분들도 여러 가지 고민 속에서
용기를 냈으면 합니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며 크게는 밤하늘의 별처럼 빛을
내는 모두가 되었으면 합니다.

  등록일 : 2017/04/07 : 첨부화일 없음